원본 작성자: 멘토 언어추론 송원호 http://cafe.daum.net/meetdeet114
이 글을 옮겨적는 이유
1. 세상은 정보라는 지식으로 둘러쌓여 있으며 특히 그 지식의 보고는 과거,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전해내려오고 있으며 출판과 공개의 시대가 진행되어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책을 모두 소화해내기가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2. 인터넷을 검색하는 도중 정말 값진 글귀라고 생각되어 이렇게 직접 타이핑을 쳐서 옮겨적어본다. 그리고 틈틈히 보기 쉽게 적당한 하이라이트 마크를 사용하고 이해를 더 도모하기 쉽게 하기 위함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책 선정 기준과 독서의 자세, 그리고 추천도서 몇 권
필자는 아래 글에서, 언어추론 준비를 위한 책 읽기의 필요성과 책 읽기의 방향 설정 및 마음자세에 대해 언급했다. 이를 다시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시험에 출제될 만한 지문들을 미리 눈에 익도록 섭렵해두겠다는 목적으로 책을 읽고자 하는 것은 승산없는 소모전을 선택하는 것이며, 즐거운 여행이 되어야 할 독서를 재미없는 노역으로 전락시키는 일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교양을 배양하려는 독서를 하겠다는 자세로 견지해야 한다. 양서를 읽음으로써 빠르고 정확한 독해를 하는 능력을 훈련하겠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책을 읽어야 돼요?"
수험생들로부터 정말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이다. 본고가 앞으로 그 질문들에 일일이 답하는 것을 대신하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책 목록을 제시하기 전에 먼저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1. 우선 독서를 습관화하지 못한 수험생들에게 조언을 하고 싶다. 자신이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 그리 어렵지 않은 책부터 읽는 것이 좋다. 아니, 그래야 한다. 비유적으로 설명하기 위하여, 필자의 지인의 실제 경험담을 예로 들겠다.
한 번도 연극다운 연극을 본 적이 없는 그는, 어떤 계기로 연극관람을 취미로 삼겠다고 마음먹고, 처음 연극을 보러 대학로로 나섰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그는 연극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한 상태라, 수많은 연극 중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지 몰라, 도저히 고를 수가 없었다고 한다. 1시간인가를 홍보 포스터들을 보며 돌아다니다가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연극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고 한다.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 제목을 보고, 그는 그 연극이 '유명한' 연극임을 눈치채고 과감히 그 연극을 보러 들어갔다고 한다.
어떻게 됐을까? 그 이후로 그는 다시는 연극을 보지 않게 되었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본 사람들은 왜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연출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2시간을 넘게 공연하는 작품인데, 공연이 끝날때까지 고도(Godot)는 나타나지 않으며, 고도를 기다리는 두 주인공의 알 수 없는 (의미없는) 대화만이 반복된다. 필자의 지인은 연극 중간까지 고도가 Altitude의 그 고도인 줄 알았다고 한다. 시를 좋아한 그는 연극을 고르며 '고도를 기다린다니... 매우 시적인데! 흥미로운 걸! 낭만적인 작품일 거야'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부조리 연극의 대표작을 자신의 첫 연극으로 관람한 그는 그 '부조리'함에 질려 버려서, 모든 연극이 그러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연극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그리고 자신의 부족한 곳을 채우겠다는 마음에, 무작정 대학추천 도서 중 그것도 어렵고 두꺼운 책을 비장한 마음으로 집어든 수험생의 결말은 거의 위의 사례와 비슷하게 될 것이다. 시작은 가볍게, 자신이 이해할 수 있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부터 읽어야 한다.
2. 그리고 이와 연결되는 맥락에서 또 하나의 조언을 하자면, '좋은 글'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글'이란 내용 뿐만 아니라, 문장이 잘 되어 있는 글을 말한다. 지식인들, 그 중 대학교수의 글 중에도 비문 투성의, 우리 나라 어법에 맞지 않는 글이 가득하며, 현학적 문장들로 치장된 글들이 많다. 그러한 글들을 읽어낼 훈련이 되기 전까지는, 가급적 우리 어법에 맞으며 내용 전달이 잘 되는 글을 읽어야 한다.
좋은 글의 요건 중 하나는 쉽게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쉬운 글은 깊이가 없고, 어려워야 깊이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어리석은 독자 때문에 어렵기만 하고 내용은 부실한 저술들이 팔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천재란 '어렵고 복잡한 것을 간단하고 쉽게 만드는 사람'이고, 반대로 바보란 '쉽고 간단한 일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수험생 정도라면 이해력, 소위 IQ는 충분하다. 저자이건 가르치는 사람이건 그의 글이나 강의가, 수험생의 입장에서 볼 때 어렵게 느껴진다면, 사실 그 저자나 강사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좀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어쩌면 그 저자나 강사가 자신도 잘 모르는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내용적인 면에서 조언을 하자면, 우선 '이 책이 세상을 읽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하는 것을 책 선정의 기준으로 삼기를 권한다. 우리가 준비하는 '언어추론'란 다름 아닌 '세상의 이해'의 다름이 아니다. 즉 '언어추론'는 '세상과 삶'에 대해 '언어'로 표현되어 있는 것을 대상으로 문제를 출제하는 시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너무 지엽적이거나, 한 분야의 너무 깊은 지식을 다루는 책보다는, '세상', '사람' 그리고 '삶'을 읽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선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 때 구체적인 것과 지엽적인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구체적이라고 해서 지엽적인 것은 아니다. 세상은 구체성을 통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와 닿는 내용이 많은 책을 먼저 선택하기를 권한다.
3. 그 다음으로 조언할 부분은 번역서에 대한 문제이다. 우리가 읽어야 할 책 중에는 번역서가 많다. 그런데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오역으로 인하여 독해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책이 많다. 그래서 번역이 잘 된 책을 골라야 하는데, 물론 이 일이 쉽지는 않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번역작업의 기준이 있으나, 그 기준에 합당한 책은 거의 보기 힘들기 때문에, 그에 대한 언급은 생략하고, 실제적으로 책을 고를 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단, 원서를 직접 번역한 책을 골라야 한다. 즉 중역(한번 번역 된 책을 다시 다른 언어로 번역함)된 책은 피하라는 것이다. 번역은 제 2의 창작이라고 한다. 이 말은 번역되는 과정에서 원래의 어감은 물론, 의미와 작가의 의도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음도 의미한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과거엔 중역이 정말 많았다. 원서를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이 번역을 했는지 판단하고, 신뢰할 만한 2~3인의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번역 작업(단순히 부분 부분을 나누어 번역한 것이 아니라)한 책을 권한다. 물론 풍부하고 충실한 번역을 위하여 제 3의 언어로 된 책을 참고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리고 같은 책인데 여러 번역서가 있는 경우엔 한 두 단락을 서로 세밀하게 비교해서 가장 매끄럽게 번역된 것을 골라야 한다.
4. 마지막으로 책을 내 것으로 소화하여 읽기 위한 자세에 대해 조언하고, 약속한 대로 몇 개의 책을 권하고자 한다. 아래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책 읽는 습관을 기를 것을 권한다.
다시 말해 어디를 가건, 얼마만큼의 시간을 이동하건, 빈손으로 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때론 1~2분의 시간도 지루하고 길게 느껴진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 때 만약 읽고 싶은 책, 흥미롭게 읽을 책이 있다면 왜 그 시간이 지루하며 시간 낭비라고 느껴지겠는가? 줄을 서거나 누군가를 기다릴때 짜증나는 가장 큰 심리적 원인은 그 시간이 무의미하게 버려지고 있다는 것을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책을 읽고 있는 시간은 절대로 무의미할 수 없다. 책을 읽을 시간이 날 것인가를 고민하지 말고, 책을 지니고 다니는 습관을 가져보라. 그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산적인 시간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책은 가급적 사서 읽기를 권한다. 그래야 그 책도 그 내용도 내 것이 된다. 빌린 책에 과감히 밑줄을 긋고 메모도 하는 용감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내 책이 아니면, '적극적' 독서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 사 놓으면 언젠가는 읽게 된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독서 스터디를 조직하여 읽는 경우도, 그 모임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것은 책을 돌려 읽고 발췌하여 나누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동구매해서) 함께 정한 분량을 읽고 내용에 대해서 비판적 토론을 하는 데에 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운동이다. 건강하려면 정기적으로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성공의 문은 좁은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것을 정말 '간절히 원하고', 이루기 위한 대가를 실제로 치르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단순히 '원하는'사람에 그치지 말고, 간절히 바라고,
얻고자 하는 결과를 얻을 만한 대가를 치르자.
이제 몇 권의 책을 권할 차례이다. 여러 가지로 조심스러운 대목이나, 필자의 개인적인 이익과는 무관하므로 구체적인 서지를 밝히며 권하고자 한다.
책을 읽는 습관이 덜 된 수험생들에게는 우선적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군하고 싶다. 세상을 일반적인 시선과는 좀 다른 각도에서 바라 본 이야기들로서, 그다지 어렵지 않으며 가볍지도 않은 책이다. 사고가 굳어져 버린 독자들에게 유연한 사고를 위한 긍정적 자극을 주기에 알맞은 책이다. 각 내용이 짧게 되어 있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무방할 만큼, 앞뒤의 맥락에도 구애받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책장을 넘기고 나면 그 전 페이지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사람들이 대환영할 만한 책이기도 하다.
그 다음은 지면 관계상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지만, 문장이 독해력 신장에 도움이 될 만한 책,
내용도 각 영역별로 그 분야의 이해도를 높이고,
세상을 이해하고 교양을 쌓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하다고 생각되는 책,
그리고 번역서인 경우, 비교적 번역이 잘 된 책을 위주로 선정한 책들이다.
물론 이외에도 좋은 책은 수없이 많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수험생들 중 이 책을 다 읽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책 숫자가 적다고 불평하기보다, 아직 읽지 못한 책부터 읽기를 권한다. 다음 기회에 이 외의 책을 더 소개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역행의 자세이다. 역행이란 '힘써 행하는 것'이 아니라, '행할 것을 힘쓰는 것'이다.
1.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Le livre secret des fourmis,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세욱 역 <열린책들>
2. 소유의 종말 The age of access: the new culture of hypercapitalism, where all of life is a paid -for experience, 제러미 리프킨, 이희재 역 <민음사>
3. 부의 미래 Revolutionary wealth, 앨빈 토플러 & 하이디 토플러, 김중웅 역 <청림출판>
4. 한심한 영혼아, 이남호 <민음사>
5.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고미숙 <그린비>
6. 문학과 역사적 인간, 금흥규 <창작과비평사>
이 글을 옮겨적는 이유
1. 세상은 정보라는 지식으로 둘러쌓여 있으며 특히 그 지식의 보고는 과거,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전해내려오고 있으며 출판과 공개의 시대가 진행되어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책을 모두 소화해내기가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2. 인터넷을 검색하는 도중 정말 값진 글귀라고 생각되어 이렇게 직접 타이핑을 쳐서 옮겨적어본다. 그리고 틈틈히 보기 쉽게 적당한 하이라이트 마크를 사용하고 이해를 더 도모하기 쉽게 하기 위함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책 선정 기준과 독서의 자세, 그리고 추천도서 몇 권
필자는 아래 글에서, 언어추론 준비를 위한 책 읽기의 필요성과 책 읽기의 방향 설정 및 마음자세에 대해 언급했다. 이를 다시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시험에 출제될 만한 지문들을 미리 눈에 익도록 섭렵해두겠다는 목적으로 책을 읽고자 하는 것은 승산없는 소모전을 선택하는 것이며, 즐거운 여행이 되어야 할 독서를 재미없는 노역으로 전락시키는 일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교양을 배양하려는 독서를 하겠다는 자세로 견지해야 한다. 양서를 읽음으로써 빠르고 정확한 독해를 하는 능력을 훈련하겠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책을 읽어야 돼요?"
수험생들로부터 정말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이다. 본고가 앞으로 그 질문들에 일일이 답하는 것을 대신하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책 목록을 제시하기 전에 먼저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1. 우선 독서를 습관화하지 못한 수험생들에게 조언을 하고 싶다. 자신이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 그리 어렵지 않은 책부터 읽는 것이 좋다. 아니, 그래야 한다. 비유적으로 설명하기 위하여, 필자의 지인의 실제 경험담을 예로 들겠다.
한 번도 연극다운 연극을 본 적이 없는 그는, 어떤 계기로 연극관람을 취미로 삼겠다고 마음먹고, 처음 연극을 보러 대학로로 나섰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그는 연극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한 상태라, 수많은 연극 중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지 몰라, 도저히 고를 수가 없었다고 한다. 1시간인가를 홍보 포스터들을 보며 돌아다니다가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연극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고 한다.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 제목을 보고, 그는 그 연극이 '유명한' 연극임을 눈치채고 과감히 그 연극을 보러 들어갔다고 한다.
어떻게 됐을까? 그 이후로 그는 다시는 연극을 보지 않게 되었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본 사람들은 왜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연출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2시간을 넘게 공연하는 작품인데, 공연이 끝날때까지 고도(Godot)는 나타나지 않으며, 고도를 기다리는 두 주인공의 알 수 없는 (의미없는) 대화만이 반복된다. 필자의 지인은 연극 중간까지 고도가 Altitude의 그 고도인 줄 알았다고 한다. 시를 좋아한 그는 연극을 고르며 '고도를 기다린다니... 매우 시적인데! 흥미로운 걸! 낭만적인 작품일 거야'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부조리 연극의 대표작을 자신의 첫 연극으로 관람한 그는 그 '부조리'함에 질려 버려서, 모든 연극이 그러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연극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그리고 자신의 부족한 곳을 채우겠다는 마음에, 무작정 대학추천 도서 중 그것도 어렵고 두꺼운 책을 비장한 마음으로 집어든 수험생의 결말은 거의 위의 사례와 비슷하게 될 것이다. 시작은 가볍게, 자신이 이해할 수 있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부터 읽어야 한다.
2. 그리고 이와 연결되는 맥락에서 또 하나의 조언을 하자면, '좋은 글'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글'이란 내용 뿐만 아니라, 문장이 잘 되어 있는 글을 말한다. 지식인들, 그 중 대학교수의 글 중에도 비문 투성의, 우리 나라 어법에 맞지 않는 글이 가득하며, 현학적 문장들로 치장된 글들이 많다. 그러한 글들을 읽어낼 훈련이 되기 전까지는, 가급적 우리 어법에 맞으며 내용 전달이 잘 되는 글을 읽어야 한다.
좋은 글의 요건 중 하나는 쉽게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쉬운 글은 깊이가 없고, 어려워야 깊이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어리석은 독자 때문에 어렵기만 하고 내용은 부실한 저술들이 팔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천재란 '어렵고 복잡한 것을 간단하고 쉽게 만드는 사람'이고, 반대로 바보란 '쉽고 간단한 일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수험생 정도라면 이해력, 소위 IQ는 충분하다. 저자이건 가르치는 사람이건 그의 글이나 강의가, 수험생의 입장에서 볼 때 어렵게 느껴진다면, 사실 그 저자나 강사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좀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어쩌면 그 저자나 강사가 자신도 잘 모르는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내용적인 면에서 조언을 하자면, 우선 '이 책이 세상을 읽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하는 것을 책 선정의 기준으로 삼기를 권한다. 우리가 준비하는 '언어추론'란 다름 아닌 '세상의 이해'의 다름이 아니다. 즉 '언어추론'는 '세상과 삶'에 대해 '언어'로 표현되어 있는 것을 대상으로 문제를 출제하는 시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너무 지엽적이거나, 한 분야의 너무 깊은 지식을 다루는 책보다는, '세상', '사람' 그리고 '삶'을 읽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선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 때 구체적인 것과 지엽적인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구체적이라고 해서 지엽적인 것은 아니다. 세상은 구체성을 통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와 닿는 내용이 많은 책을 먼저 선택하기를 권한다.
3. 그 다음으로 조언할 부분은 번역서에 대한 문제이다. 우리가 읽어야 할 책 중에는 번역서가 많다. 그런데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오역으로 인하여 독해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책이 많다. 그래서 번역이 잘 된 책을 골라야 하는데, 물론 이 일이 쉽지는 않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번역작업의 기준이 있으나, 그 기준에 합당한 책은 거의 보기 힘들기 때문에, 그에 대한 언급은 생략하고, 실제적으로 책을 고를 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단, 원서를 직접 번역한 책을 골라야 한다. 즉 중역(한번 번역 된 책을 다시 다른 언어로 번역함)된 책은 피하라는 것이다. 번역은 제 2의 창작이라고 한다. 이 말은 번역되는 과정에서 원래의 어감은 물론, 의미와 작가의 의도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음도 의미한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과거엔 중역이 정말 많았다. 원서를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이 번역을 했는지 판단하고, 신뢰할 만한 2~3인의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번역 작업(단순히 부분 부분을 나누어 번역한 것이 아니라)한 책을 권한다. 물론 풍부하고 충실한 번역을 위하여 제 3의 언어로 된 책을 참고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리고 같은 책인데 여러 번역서가 있는 경우엔 한 두 단락을 서로 세밀하게 비교해서 가장 매끄럽게 번역된 것을 골라야 한다.
4. 마지막으로 책을 내 것으로 소화하여 읽기 위한 자세에 대해 조언하고, 약속한 대로 몇 개의 책을 권하고자 한다. 아래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책 읽는 습관을 기를 것을 권한다.
다시 말해 어디를 가건, 얼마만큼의 시간을 이동하건, 빈손으로 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때론 1~2분의 시간도 지루하고 길게 느껴진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 때 만약 읽고 싶은 책, 흥미롭게 읽을 책이 있다면 왜 그 시간이 지루하며 시간 낭비라고 느껴지겠는가? 줄을 서거나 누군가를 기다릴때 짜증나는 가장 큰 심리적 원인은 그 시간이 무의미하게 버려지고 있다는 것을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책을 읽고 있는 시간은 절대로 무의미할 수 없다. 책을 읽을 시간이 날 것인가를 고민하지 말고, 책을 지니고 다니는 습관을 가져보라. 그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산적인 시간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책은 가급적 사서 읽기를 권한다. 그래야 그 책도 그 내용도 내 것이 된다. 빌린 책에 과감히 밑줄을 긋고 메모도 하는 용감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내 책이 아니면, '적극적' 독서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 사 놓으면 언젠가는 읽게 된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독서 스터디를 조직하여 읽는 경우도, 그 모임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것은 책을 돌려 읽고 발췌하여 나누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동구매해서) 함께 정한 분량을 읽고 내용에 대해서 비판적 토론을 하는 데에 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운동이다. 건강하려면 정기적으로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성공의 문은 좁은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것을 정말 '간절히 원하고', 이루기 위한 대가를 실제로 치르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단순히 '원하는'사람에 그치지 말고, 간절히 바라고,
얻고자 하는 결과를 얻을 만한 대가를 치르자.
이제 몇 권의 책을 권할 차례이다. 여러 가지로 조심스러운 대목이나, 필자의 개인적인 이익과는 무관하므로 구체적인 서지를 밝히며 권하고자 한다.
책을 읽는 습관이 덜 된 수험생들에게는 우선적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군하고 싶다. 세상을 일반적인 시선과는 좀 다른 각도에서 바라 본 이야기들로서, 그다지 어렵지 않으며 가볍지도 않은 책이다. 사고가 굳어져 버린 독자들에게 유연한 사고를 위한 긍정적 자극을 주기에 알맞은 책이다. 각 내용이 짧게 되어 있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무방할 만큼, 앞뒤의 맥락에도 구애받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책장을 넘기고 나면 그 전 페이지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사람들이 대환영할 만한 책이기도 하다.
그 다음은 지면 관계상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지만, 문장이 독해력 신장에 도움이 될 만한 책,
내용도 각 영역별로 그 분야의 이해도를 높이고,
세상을 이해하고 교양을 쌓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하다고 생각되는 책,
그리고 번역서인 경우, 비교적 번역이 잘 된 책을 위주로 선정한 책들이다.
물론 이외에도 좋은 책은 수없이 많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수험생들 중 이 책을 다 읽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책 숫자가 적다고 불평하기보다, 아직 읽지 못한 책부터 읽기를 권한다. 다음 기회에 이 외의 책을 더 소개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역행의 자세이다. 역행이란 '힘써 행하는 것'이 아니라, '행할 것을 힘쓰는 것'이다.
1.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Le livre secret des fourmis,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세욱 역 <열린책들>
2. 소유의 종말 The age of access: the new culture of hypercapitalism, where all of life is a paid -for experience, 제러미 리프킨, 이희재 역 <민음사>
3. 부의 미래 Revolutionary wealth, 앨빈 토플러 & 하이디 토플러, 김중웅 역 <청림출판>
4. 한심한 영혼아, 이남호 <민음사>
5.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고미숙 <그린비>
6. 문학과 역사적 인간, 금흥규 <창작과비평사>